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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과 경험

한국입맛의 일본식 라멘! 미스터라멘

10년도 넘은 예전, 처음 일본 여행을 갔을 때 

금룡라면을 먹고 정말 깜짝 놀랬었던 기억이 있었다.

나에게 하얀 국물의 라면은 사리곰탕면이 전부였던 시절,

일본의 돈코츠라멘은 충격에 가까운 맛이었다.

 

너무 맛있게 먹고 한국으로 돌아와,

신촌 근처에서 어떤 일본식 라멘집을 발견하고

잔뜩 기대를 안고 들어갔으나, 국물에서 나는 돼지 잡내에

젓가락을 놓아버렸던 기억이 있다.

 

금룡라면의 인기가 저물고 이치란 라멘이 유행하던 시절에도

일본 오사카에서 쪽파를 잔뜩 올린 이치란 라멘을 너무나 맛있게 먹었고,

이제 라멘은 일본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음식이 되었다.

 

도쿄 올림픽으로 뜨거웠던 지난주,

당장 일본으로 건너가 올림픽의 뜨거운 열기를 느끼고픈 열망을

라멘국물로 대신하고자 라멘집으로 향했다.

 

올림픽하고 라멘이 무슨상관이냐고 하겠지만,

나에게 있어 일본 라멘은 일본 여행을 대신해줄 수 있는 음식이나 다름없다.

 

집 근처 원흥역 미스터라멘으로 향했다.

 

신메뉴 열라맵닭라멘이라는게 나온 모양이다.

임산부와 노약자는 절대금지라는 문구가 무언가 승부욕을 자극하지만,

나는 맵찔이므로 일찌감치 포기한다.

6시 이전인 시간임에도 내부는 한적했다.

코로나 때문인지, 올림픽 때문인지 사람들이 너무나도 없었다.

자영업 식당 관계자 여러분 힘내시길...

미스터 라멘의 메뉴판이다.

우리는 돈코츠 교자라멘과, 탄탄멘을 주문했다.

기본으로 나오는 절임채소의 색상조화가 이쁘다.

코로나19 때문인지 물컵은 종이컵으로 제공한다.

돈코츠 교자라멘

국물도 깔끔하고 진하면서도 담백하다.

쯔유에 반숙으로 익힌 계란도 맛이 좋았고,

돼지고기 수육인 차슈도 먹음직스럽게 마이야르를 내주어 

고기국물에 푹 삶아져 담겨나왔다는 느낌이 아니라

별도로 구워져나왔다는 느낌도 내주었다.

 

돈코츠교자라멘이라 교자도 몇개 들어가 있었는데,

교자도 차슈처럼 한쪽부분이라도 구워진 상태로 제공했다면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거는 탄탄면

우리가 보통 먹어본 탄탄면은 그리 맵지는 않고, 땅콩소스의 고소한 맛이 일반적이나, 이 집의 탄탄면은 많이 맵다.

메뉴판에 적혀있는 매운맛이라고 써져 있는걸 제대로 읽지 않은 모양이다.

나오자마자 저 오른쪽에 보이는 베트남 고추 두어개를 건져냈음에도 불구하고 꽤나 매웠다.

 

이게 매운정도가 2단계인데, 열라맵닭라면은 얼마나 매울지 상상만 해도 땀샘이 폭발한다.

 

일단 국물이 매우 깔끔하고, 면도 적당히 단단한 느낌의 식감이 좋았다.

(일본 라면의 면발이 한국 소면처럼 너무 흐물흐물한건 별로다)

한국인을 위한 일본식 라면집이라고 되어 있는데,

매운맛에 대해서 한국인을 위한 일본식 라면이라고 부르는게 아닐지..

 

코로나19가 올거라고 생각도 못했던 시절,

이제 당분간 우리 생에서 동아시아쪽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일은 없을거라며

꼭 일본으로 직관을 하러 가자던 주변 사람들이 떠올랐다.

 

이번에는 코로나 때문에 아쉽게도 일본여행을 갈 수 없게 되었지만,

다시 언젠가 이 질병의 시국이 지나가면,

시끌벅적한 거리의 맛난 음식을 다시 즐길 수 있는 시절이 오길 바라본다.